황금빛 들판 사이로 걸어오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신나 보입니다. 답답한 마스크 안으로 상쾌한 공기가 들어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. 10월 중순이 되면서 가을걷이가 한창인 미애친애 농장을 찾은 용정초등학교 학생들이 추수체험을 하러 나왔습니다.
▲황금빛 논 사이를 산책하는 아이들
봄에 모내기를 해놓은 곡식들이 가을이 되어 여물면 거두어들이는 것을 가을걷이 또는 추수라고 합니다. 미애친애 농장 조옥순 대표가 체험 내용을 설명해 주고, 주의사항을 알려줍니다.
▲미애친애 농장 체험장
이른 아침 등교해서 미애친애 농장에 오느냐고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추수체험을 하기 전 찹쌀가루를 이용한 스콘 만들기부터 시작했습니다. 일반적인 스콘은 버터와 베이킹파우더로 구워 부드럽고 크게 부풀지만, 찹쌀가루를 이용해 만든 스콘은 빵과 떡 중간의 식감이 납니다.
▲찹쌀가루를 이용한 스콘 만들기
곱게 간 찹쌀가루에 호박씨, 건포도, 고구마, 설탕, 우유를 넣고 잘 저어줍니다.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는 않은데, 농도를 조절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. 요즘 제철인 고구마를 넣어 식감도 살리고, 단맛을 더 끌어올려 줍니다.
▲제철 고구마를 넣어 만든 찹쌀 스콘
스콘 반죽은 오븐에 넣어두고, 본격적인 수확체험에 나섰습니다. 지금은 곡식을 수확할 때 기계를 이용하지만 옛날에는 곡식을 타작하기 위해 홀태를 이용해 낟알을 훑었다고 합니다. 홀태로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곡식을 타작할 수는 없지만 낟알이 튀거나 흩어지지는 않아 나락을 훑을 때 사용했다고 합니다.
▲홀태로 수확 체험 중인 아이들
홀태를 체험하고 나면 미애친애 농장에서 수확한 볍씨를 도정하는 과정까지 볼 수 있습니다. 평소에 자루에 담긴 하얀 쌀만 봤었는데, 노란 껍질까지 있는 볍씨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합니다. 도정기계에 넣은 볍씨가 하얀 쌀로 나오는 과정을 한없이 멍하니 쳐다보게 됩니다.
▲도정기가 신기한 아이들
▲노란 껍질의 볍씨
▲도정이 되어 나온 하얀 쌀
수확체험을 하는 동안 미애친애 농장에서 숯불에 고구마를 구워주었습니다. 아궁이가 사라진 시골에서 숯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는 것은 캠핑이나 가야 가능한 일이지만, 미애친애 농장에서는 제대로 시골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.
▲숯불에 구운 군고구마
구워진 고구마 냄새에 언제 먹을 수 있냐면서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아이들은 잘 익은 군고구마 하나씩 들고 맛있게 먹습니다. 물론 야외에 나와서 더 맛있는 것도 있겠지만, 숯불에 구운 맛은 다른 조리법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이 납니다.
군고구마로 배를 채운 아이들과 함께 미애친애 농장 앞 논으로 나가 직접 벼를 관찰하고, 메뚜기도 잡아보는 체험을 해보았습니다. 처음엔 아이들이 메뚜기라는 이름만 듣고도 싫다고 하더니 폴짝폴짝 뛰는 메뚜기를 보고 난 후에는 귀엽다며 서로 잡겠다고 합니다.
처음엔 이상한 냄새가 나고, 햇볕이 뜨겁다면서 얼굴을 찡그렸던 아이들이 미애친애 농장을 신나게 뛰어다닙니다. 아까 먹었던 군고구마가 벌써 소화가 된 듯 체험장 안에 퍼진 스콘 냄새에 또 다시 반응을 합니다. 아이들이 만든 스콘의 모양은 이쁘지는 않지만 맛은 최고입니다.
이른 아침 미애친애 농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가을걷이 체험을 한 후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낍니다. 물론 군고구마와 스콘으로 배도 채웠지만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벼와 하얗게 도정된 쌀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기분입니다. 짧지만 강렬한 가을을 경험할 수 있는 미애친애 농장으로 아이들과 논 산책하러 오시기 바랍니다.
미애친애 농장
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남부대로 1420 |